2007년 11월 22일
늑대와 향신료 1권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박소영 옮김, 아야쿠라 쥬우 그림
학산문화사(Extreme Novel)
나의 점수 : ★★★★
단평 : 두 닳고 닳은 남녀의 불꽃 튀는 심리 배틀...일지도.
'경제'판타지로 여기저기서 이야기를 들었었기에 "초반 전개가 좀 지루하겠지만, 그렇게 쌓아놓은 복선을 이용해 막판에 지적 자극을 폭발시키는 작품"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만, 사실 이 작품의 '경제'로서의 개념은 그다지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더군요. 요즘들어서 책 보기 전의 예상이 백발영중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핫핫핫.
이 작품의 '경제'개념은 작품의 방향성 자체 보다는, 상인인 주인공 로렌스의 캐릭터성의 정립에 이용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군요. 덕분에 로렌스라는 캐릭터는 주인공으로서의 전형성에서 벗어나 맛깔스러운, 상당히 독특한 캐릭터성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사실 상인이 주역으로 등장하는 작품은 그다지 적은 편이 아닙니다만, 상인으로서의 직업이 갖는 정체성에 대해서는 좀 미묘한 감이 많죠. 심하게 말해서 무늬만 상인인 캐릭터들도 많으니까요. 무늬만 아해인 폭삭삭은 가짜 어린애들이 판치는 요즘 세상에서, 턱수염까지 기르고 닳고 닳은 장돌뱅이 근성을 보여주는 우리의 주인공 로렌스군은 그야말로 완소! 으흑 나보다 나이가 많은 주인공 처음이야 ㅠㅠㅠㅠ
히로인인 호로 또한 취향 직격의 히로인. 이누미미와 순진해 보이는 일러에서 많은 분들이 순진계로 예상하셨겠지만, 그 정체는 닳고 닳은 장돌뱅이 주인공의 머리위에서 군림하는 영악한 불여우. 어떻게든 주도권 좀 잡아버려고 고군분투하는 로렌스를 갖고 노는 그녀의 악마적 누님 속성에서, 저는 성의 여성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마저 느껴버렸습니다(...) 금서목록에 등장하면서 제 마음에 쏙든 로라 스튜어트양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할까요. 츤츤데레데레츤데레츤츤데레~본심을 알 수 없는 그녀.
진짜 막 무서워요. 한껏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서는 갑자기 슬쩍 물러서고, 예상치도 못한 떄에 급격히 다가와 마음을 뒤흔들고, 껴안으려면 이미 빠져나가 있는 그녀.
악마다...여기 악마가 있따......!! ㅠㅠㅠㅠㅠㅠ
이러한 두 매력적인 남녀의 밀고 당김이 이 작품 최고의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밀고 당긴다고 하기엔 파워밸런스가 좀 비뚤어져 있지만.
하지만 이 매력이 대중적으로 먹힐지는 조금 걱정스럽네요. 저야 좋지만, 여성에 대한 내성이 없는 오덕에게 저런 면은 부답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거든요. 오덕계에서 강한 세력을 가진 로리취향도 그런데서 연유하는게 아닐까 하고.
음 그리고 또 하나 포인트를 잡아 본다면, 사회상의 묘사가 상당히 좋은 느낌입니다. 실제 역사에 대비해 본다면 르네상스시대 초입이 아닐까요? 교회의 절대권력이 슬슬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권력이 다시 세속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는 그런 분위기가 아주 잘 묘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조류에 반발하며 마지막 발악을 하는 중인 교회. 서서히 힘을 갖춰가기 시작하는 왕가와 상인들. 점차 활발해 지기 시작하는 무역. 대항해시대의 향수도 살짝 느껴지네요.
애초 예상에 비해 경제에 관련된 트릭이 약했던 점은 아쉬웠습니다만, 활기가 느껴지는 세계에서 두사람의 만담을 보는 일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다음권도 바로 구매, 감상 예정입니다. 기대 기대~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 [소설] 늑대와 향신료 1권 by Atlantis
- [소설] 늑대와 향신료 2권 by Atlantis
- 늑대와 향신료_경제 판타지가 한국에서 쓰여졌다면- by 개발부장
- Room No.1301 8권 by 소하
- TVA 「늑대와 향신료 」스텝진 공개!! by paper2k1
# by | 2007/11/22 20:24 | 독서 | 트랙백 | 덧글(1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딱딱한 돈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시던데 아닌가 보네요.
지금 읽는걸 빨리 마무리지어야 읽을텐데 앞날이 멉니다 OTL
커플 나오는 이야기는 동서고금 연령을 불문하고 좋아 죽겠음 막장인가요 'ㅅ'
...군 복무 중이신 것 같은데, 남은 군생활도 무사히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3월 제대했으니 어느새 9개월인가...
바르도나//아무생각없는 무뇌뽕빨물은 무지 싫어하지만, 저런 설득력있는 커플들은 저도 정말 좋아합니다. 귀엽다고 하기엔 너무 삭은(...) 커플이지만, 이상하게 귀여워요^^
유세이//금서목록은 여러모로 나스 키노코와 닮은 작가라서...이야기로서의 정합성보다는 기세를 몰아 뛰쳐나가는 경향이 강합니다. 코드가 맞아서 같이 불타오른다면 좋습니다만, 반대의 경우는 참 민망해지는게...-_-;;
유세님 코드를 정확히 모르니 추천하기 힘이드네요. 가장 대중적으로 먹힐만한건...은반 컬라이더스코프?!
펀드 하나 들었더니 돈이 없습니다.
고로 당분간 지지.
2권은 더욱 하악합니다. 올인의 위험성을 깨우쳐줌.
늑대와 향신료의 주인공들은 닳고 닳았다는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머리에 피도 안마른(...) 애송이들만 보다가 이런 어른들을 보니 여러모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