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판 "쿠레나이" 감상

제목 : 쿠레나이
감독 : 마츠오 코우
각본 : 마츠오 코우
원작 : 카타야마 켄타로
음악 : 칸노 유고
제작 : 브레인즈베이스, 요미우리광고사, 포니캐논, 슈에이샤
총화수 : 25분X12화
방송시작 : 2008년 4월
저작권 : 카타야마 켄타로, 야마모토 야마토 / 슈에이샤, 쿠레나이 제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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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로 볼 생각은 없었습니다만, 레드가든을 재미있게 보았었기에 같은 감독이라는 것을 알고는 시청 결정. 레드가든이 좋은 경험이 되었는지 지나친 자기 주장을 줄이고 여러모로 상업적인 타협을 한 점이 눈에 띕니다. 쿠레나이, 전파적 그녀의 작가 카타야마씨와는 정반대로 타협이 득이 된 스타일. 카타야마씨는 제가 속칭 모에 트랜드에 신물을 느끼는 지라 맹비난했었습니다만, 이 경우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스타일로 타협을 했다는 느낌이니까요.

다만 상당한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원작팬들에게는 역적취급을 받고 있는데요, 그 이유로 단순한 변용을 넘어서 작품의 뼈대가 되는 설정마저도 바꾸어 버린, 실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는 것에 그 이유가 있겠습니다. 원작은 국산무협지 필 마저 풍기는 히어로 극화였습니다만, 애니메이션은 '뿔'을 제외하면 판타지적인 요소는 의도적으로 배제시키고 있습니다. '뿔'도 원작에서 사용된, 비슷한 매체에서 흔히 '폭주'로 불리는 해결법 -주인공이 궁지에 몰린 상황을 숨겨 두었던 압도적 폭력을 통해 해결함으로서, 급격한 위상의 상승에 의한 카타르시스를 부여한다- 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뿔'은 힘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주인공 신쿠로의 정신적 나약함을 강조하는 것에 더욱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원작에서 총을 맞아도 "괜찮아, 튕겨냈다"일 베니카가 애니메이션에서는 사시미가 푹푹 들어간다던가, 다들 한가락 한다는 설정의 사미다레장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조금 특이한 일반인들로 설정이 바뀌어져 있다던가 하는 점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변화일 것입니다.

저야 팔아버릴 정도로 원작에 애정이 없어서 상관이 없었습니다만, 원작에 애정을 가지고 "움직이는 쿠레나이"를 기대한 분들에게는 배신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었겠죠 넵. 저는 솔직히 애니를 더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만, 원작팬들의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D

.....겟타 로보 원작으로 건담을 만들어 버렸어...!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그러한 리얼리즘적인 변용은 차치하고더라도, 중간의 그 뮤지컬...뮤지컬..!! 솔직히 레드가든에서는 멜로디가 허접하기 짝이 없어서(...) 나오면 짜증내며 넘겨버렸었습니다만, 감독도 반성하였는지 이번 작품에서는 꽤나 좋은 볼거리가 되었더군요. 뮤지컬로 이어지는 중간의 과정도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 대단히 좋은 분위기였고, 한동안 심심하면 그 부분만 돌려보고는 했습니다.

또한 원작의 무라사키가 육체만 아이인, 만들어진 모에 포인트로 성적 매력을 강조하는 "로리콘들아 보고 덤벼라"라는 불쾌한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캐릭터였던 것에 비해서, 애니메이션의 무라사키는 건강합니다. 아아 건강합니다. 제가 민감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원작의 무라사키는 앞서 말한 그런 점이 대단히 거슬렸었는데, 애니판은 그런게 없어요. 그저 순수하게 보듬아 주고 싶은 그런 건강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리본을 운동회에서 들고 달린다던가, 옷을 입을때의 사소한 동작들, 사미다레장 사람들과의 사소한 잡담들에서 발산되는 그 아이다움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던지...!

여자친구도 없는데 아이를 가지고 싶어지게 만들지 않습니까..>_<

다만 마지막 엔딩은 뭐랄까, 지나칠 정도로 좋을 데로 진행되는 감이 있어서...조금 거식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전에 리플로도 단 적이 있는데요, 그런식으로 조금 무리하게 해피엔딩을 만들지 않으면 방송불가의 시나리오가 나와 버리는 것도 사실. 쿠호인에서 정신나간 햇병아리와 그에 휘말린 사람 좋은 몇명을 뒤뜰에 묻어버리던가, 신쿠로와 누님들이 무라시키에 대해 아는 쿠호인의 모든 사람들을 살해하던가...어느쪽도 참 방송하기가 많이 뭐합......-_-;;;;

뭐 애초에 아버님의 고뇌를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었으니, 납득 못할 결말은 아닙니다만...조금만 더 아버님의 심적 변화와 갈등의 해소를 부드럽게 해주었으면 좋았을탠데요. 이건 너무 극적이잖아...!!

그래도 마지막에 무라사키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다정한 아버님의 모습은 훈훈했습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PS-애니화 최대의 수혜자는 류지. 원작은 그저 맞기 위해 존재하는 단순한 찌질이였는데, 애니판에서는 여러모로 입체적이고 당위성이 느껴지는 캐릭터가 되었더군요. 특히 베니카에게 스승님 운운하며 한방 먹였을때는 깜짝. 류..류지 주제에..!

PS2- 참조글. http://nagi.egloos.com/1740722 ←쿠레나이 1권 감상글. 참고로 2권까지 보고 살인광 소녀에게 "난그래도 니가 왠지 좋다능 하악"하는 신쿠로의 정줄놓은 모습에 절망하고 팔아치웠습니다(...)

절망했다! 예쁘면 뭔짓을 해도 용서되는 세상에 절망했다!

...랄까 바로 전에 그 여자 동료인 고릴라남을 때려 죽이려 한 주제에 너무 대우가 틀리잖냐 너.


어찌됐든, 너무 기니까 여기서 끝. 사실 원래 제목이 "근래 본 애니메이션 감상" 이였고, 맨 앞에는 간단하게 작품별로 정리해 봅니다~라는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뭘 써도 만연해 버리는 나의 손가락은 대체 -_-;;

그런 고로 제목을 쿠레나이 감상으로 변경합니다 쿠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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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溯河 | 2008/07/02 16:25 | 동영상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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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시오、 at 2008/07/02 16:30
아이다운 아이를 좋아하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쿠레나이는 안 읽었습니다만, 히로인에 대한 모 님의 평이,
어린 시바무라 마이 스럽다, 여서 대충 성격은 짐작했었습니다.
그게 매력이었던 사람에겐 이 애니가 마이너스 이겠지요.
...안 보고 이런 얘기해도 되는건지 모르겠지만요.
읽고 나니 레드가든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났습니다^^
Commented by 溯河 at 2008/07/02 16:35
레드가든은 함부로 추천하기가 좀 그런 것이, 초반에 정말 지루하게 봤거든요(...)

하지만 초반의 쌓아올리는 지루함만 견디신다면, 쌓아온 복선이 풀리는 중반부터 큰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정말 괜찮은 작품이에요.

다 보고 나시면 OVA데드걸즈도 필견. 그 후일담입니다. 케이트가...나의 케이트가아..!!
Commented by 溯河 at 2008/07/02 16:37
그리고 아이다운 아이라기보다는, 원작의 무라사키의 경우 지나치게 로리콘들에게 들이대고자 하는 인상이 강하게 들어서 거부감이 느껴졌습니다. 대놓고 들이대는 것보다는 은근한게 좋은 법이에요. 그게, 누드보다는 살짝 벗은게 더 효과가 크다고도 하고...(맞는다)
Commented by jjss227 at 2008/07/02 16:55
원작팬입장에서 불만많은 애니이긴 하지만 무라사키는 소설쪽보다 애니쪽이 훨씬 낫더군요. 외모나 행동이나 진짜 7살짜리 아이라는 느낌이 확 오니까요. 소설쪽은 너무 어른스러워서리
Commented by 溯河 at 2008/07/02 17:07
솔직히 저도 쿠레나이 팬이라면 화났을 거에요 핫핫. 완전히 다른 작품이죠 이건. 재창조가 아니라 파괴라며 분노하시는 분들 심정도 이해는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라사키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리액션이 너무너무 귀여워서...ㅠㅠㅠㅠ
Commented by Miracle at 2008/07/03 11:05
쿠레나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항상 느낀점은 캐릭터의 움직임이 잘 표현된 점이네요..

무라사키의 움직임 하나 하나가 너무 귀여워서 쿠레나이를 보는 내내 귀엽다고 느꼈으니...

Commented by 溯河 at 2008/07/03 15:17
그니까 항상 느끼는건데 넌 웹상에서만 왜 어색하게 존대말이셈(...)

무라사키 진짜 귀여웠지. 딸사랑 바보 아빠의 심정을 대리체험하게 되더라.
Commented by Kiri☆ at 2008/07/03 19:06
하악하악 레드가든 킹왕짱 킹왕짱~~~~~ (......)
Commented by 溯河 at 2008/07/04 10:21
초반의 지루함만 견디면 정말 멋진 작품이죠. 한번 나오면 사정없는 퀄리티를 보여주던 액션신과 마지막 케이트의 절규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몇번이라도 되살아나 주겠어..!!"
Commented by 코끼리엘리사 at 2008/07/05 01:29
쿠레나이는 아무래도 제작자가 (고전적의미로) 어린아이 모에같아보여서
아이다움 움직임, 올알 거리는 발성, 좁은 정보로 판단하고 영향받는
얕은 경험의 깊이등이 굉장히 공이 들어가보이죠.
랄까 아예 성우도 중학생또래 아이를 불러다 시켜서 소리적으로도 어느정도 리얼리티도 있고.
덤으로 중간에 무라사키가 DS 쪼개버릴때 상대역 아이가 더 어린 아이를 불러다 시켰다던가요. [...]

하지만 너무 잘보다가 '최종화만 안봤으면 완벽'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OTL
이번분기에서 보고 가장 재미있게 엔딩까지 간 작품은 '도서관전쟁'이었네요.
[실제로 야간프로그램중 시청율 1위였다는 소문도.]
Commented by 溯河 at 2008/07/05 02:16
정말 좋았어요. 말씀하신 NDS건도 그렇고 정말 그 나이대의 건강하고 씩씩한 어린이의 모습을 잘 표현해 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만에 섹스와 상관이 없는 건강한 모에를 느낄수 있었다는 점 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말씀하신 대로 엔딩이 좀 많이 말아먹었죠. 줄곧 원작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오리지널로 가다가, 갑자기 막판에 원작으로 회귀하는 듯한 느낌이라;; 원작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시종일관 유지되던 애니판의 리얼한 분위기에는 붕 뜨는 '좋을대로' 전개였기에 어안이 벙벙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에우레카 ED때처럼 "그래, 행복하니 좋은거야"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자기세뇌를 반복할 뿐(...)
Commented by 溯河 at 2008/07/05 02:21
말하자면. 11화까지 내내 "현실이 그렇게 녹녹한줄 알아!"라고 원작의 판타스틱한 전개를 부정하다가 12화에서만 갑자기 "그래도 애니는 좀 판타스틱한게 좋지 않냐능..."이런 주접을 떠는 꼴을 본 꼴이랄까...-_-a

뭔가 압력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마지막에 점수를 와르르 깎아먹은게 많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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